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..혼자 막국수를 먹고 왔다. 해변 막국수
지난달 9월 마지막 금요일
집에 누워있다, 급하게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2시반행 KTX를 예매했다.
거창하게 여행을 떠나야지 했던 건 아니었다.
그냥 집 앞 카페에 가기 싫었을 뿐이다.
강릉의 카페, 카페거리
안목해변의 카페에서 뭐든 하고 싶었다.
오랜만에 참 많이 걷고 즐거웠던 혼자 여행.
강릉은 사람도 없고, 낡은 노래방은 많고, 해변은 시원한 동네였다.
KTX로 1시간반, 앞으로 종종, 아니 자주 강릉에 가게 될 것 같다.
그리고 오늘은 ‘밤의 해변에서 혼자’를 보았다.
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불륜으로 떠들썩 했던게.. 2년전이었더라.. 1년전이었더라..?
이 영화는 그 이후에 나온 걸로 알고 있다.
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나름 즐겨보는 편이다.
어렸을 때, 처음 홍상수 영화를 보았을 때 뭔가 대사도, 내용도 오글오글 하다고 느꼈었다.
꼭 예전 우리과 애들 중에 심하게 예술병 걸린 애들처럼..
‘너무 이뻐요’, ‘고마워요’, ‘당신은 너무 착해' 등등 특유의 대사와 흐름이 뭔가 나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.
그런데도 대부분의 작품을 나오면 빠지지 않고 다 보게되는.. 뭐 그런 감독이었다.
그런데 ‘옥희의영화’였나 ‘우리선희’부터였나..? 잘 모르겠다.
그 때부터 내가 이상해졌는지 아니면 홍상수 감독이 내가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 시작했는지..
잘은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저 사람은 자신이 생각하는 삶을 영화로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자기 스타일대로,
그 사람의 삶, 공간,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, 혹은 잘 모르겠다고 느낀 일, 부끄러운 일, 뭔가 솔직하게 말하면 욕먹을 거 같은 일..
강릉에서 올라오기 전 명륜동에 있는 '봉봉방앗간'이라는 카페에 들렀었다.
카페 분위기도 좋고. 영화를 보기 전이었는데, 이 카페가 '밤의 해변에서 혼자'에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미뤄놨던 걸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사람들이 이 영화에 대해 혹은 그 두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 참 말이 많아서 나는 말을 줄이고 싶다.
(아..! 사람들도 참 드럽게 말 많다.)
이 커다란 지구도 넓디넓은 우주에서 보면 티클같은 먼지에 불과하다.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백만년,천만년도 긴 시간이 아니다.
벌레처럼 이 짧은 삶도, 내가 생각하는 대로, 내가 의도하는대로 살기도 힘들다. 그런데 다들 참 주변에 관심들이 많다. 하하
뭐.. 영화를 보면서는 이런저런그런 생각들이 빙빙 들었다.
그리고 내 삶에서 앞으로 몇 번이나 가게 될지 모르는 강릉을 또 가고 싶고 뭐 그런거.
by Marco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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